금융노조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함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산업 노사정 각각의 역할을 논의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금융노동자들은 이미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노사정 공동선언에서 노동자들의 몫을 해낼 준비가 되어 있다. 공동선언의 주체로서 정부와 사측, 특히 기획재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한다.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의 핵심은 분명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하고 있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경로인 금융산업의 경제주체로서 금융 노사정 모두가 각각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합의다. 금융노동자들은 특별연장근로와 유연 근무제 도입 및 활용에 협조하고, 금융당국은 국책금융기관 예산지침 적용의 한시적 유예 방안을 정부 내에서 협의하고 국책금융기관 경영실적평가 완화와 금융회사 경영실태평가 유예를 적극 검토하며, 사용자 또한 한시적으로 경영평가 특히 KPI 평가를 유보 또는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실천이다. ‘협조’, ‘협의’, ‘검토’ 등 온통 자발적인 선의에 기대고 있는 문구들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일단 합법적인 특별연장근로를 위해서는 노동자 당사자들의 개별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다. 경영평가 유보 또는 완화 역시 시중은행의 경우 전적으로 사용자의 결단에 달려 있다. 특히 공동체 의식에 기반한 노동자들의 자발적 노력을 위기가 끝난 뒤에는 고통분담의 논리를 들이대며 혹독하게 배반했던 과거 경제위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측의 전면적인 조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기획재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융당국의 약속만으로는 실질적 조치의 완벽한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기재부가 더 잘 알 것이다. 예를 들어 기타공공기관인 국책은행의 경영평가는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담당이지만, 정부가 발표한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수행의 최전선에 있는 준정부 국책금융기관들의 경영평가는 기획재정부 소관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전체 공공기관의 운영을 최종적으로 담당하는 기재부의 역할 또한 유례없이 비상하게 가동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은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재부의 적극적인 대화와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0. 4. 10.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박홍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