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수행의 핵심인 보증기관은 물론 소상공인 대출을 취급하는 민간은행에서도, 금융노동자들은 금융공공성 최후의 파수꾼으로서 국가적 경제위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힘을 다해 싸워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이끌고 경제위기 파고를 넘어야 할 선장으로서 정부 또한 신속한 결정으로 현장을 지원해야 한다.

핵심 주체는 경제대책을 주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경제대책 관련 부처다. 경제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가는 데 있어 기획재정부는 항해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조타수고 금융위원회는 실질적인 경제대책을 추진해 나가는 엔진과도 같다. 그래서 우리는 수차례에 걸쳐 기재부와 금융위원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이들 행정부처의 경제대책을 실행하고 있는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지원은 너무 방관적이고 소극적이다. 특히 기재부는 의료민영화를 한국형 뉴딜로 포장하는 등 전형적인 ‘재난 자본주의’적인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을 뿐, 경제 주체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 조치에는 적극적인 행정력 집행을 유보하고 있다.

이들 경제대책 관련 부처들은 당장 정책금융기관들의 내부 성과평가 지침 완화부터 명시적으로 시행 입장을 밝혀야 한다. 금융노동자들은 최일선 금융현장에서 정부정책의 신속하고 성공적 집행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금융노동자들의 업무몰입과 역량배분을 위한 정책방향 설정이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의 핵심동력임은 자명하다. 정책금융기관 내․외부의 성과평가와 경영평가의 키를 쥐고 있는 기재부와 금융위원회는 경제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과감하게 현장의 규제를 철폐하라. 주어진 정부 권한의 최대치를 활용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이미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에 참여한 금융위원회도 기관별 평가 완화와 예산집행 조정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재부도 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행정부 수반인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조치와 관련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직접 밝힌 마당에 기재부가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의 헌신만 바라보는 것은 분명한 직무유기다. 정책금융기관별 내․외부 평가 완화와 예산집행 조정 등 즉각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0. 5. 26.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박홍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