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의 사외이사 두 명이 결국 사측 추천 인사로만 채워졌다. 공공기관 최초로 노동자 추천 이사제의 물꼬를 틀 수 있었던 중대한 기회는 기획재정부에 의해 짓밟혔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거세지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 출신의 ‘제 식구’를 사외이사 중 한 명으로 임명하는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 기획재정부의 안하무인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기획재정부는 6일 수출입은행이 임명 제청한 후보 4명 가운데 유복환 전 세계은행 한국이사와 정다미 명지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후보 가운데 한 명은 금융노조 수출입은행지부가 사측에 추천했고 사측 또한 이를 수용해 최종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게다가 유복환 전 세계은행 이사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의 인사다.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기업은행장 임명으로 보수정권과 다를 바 없는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 행태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노동자 추천 이사 선임은커녕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금융노조는 노동자 경영참여에 대한 금융노동자들의 열망을 짓밟은 기획재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아울러 노동자 경영참여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욱더 가열찬 투쟁으로 반드시 전진을 이뤄낼 것임을 밝힌다. 대통령의 공약조차 지키지 않는 정부와 여당은 이번 총선에서 분명히 심판을 받을 것이며 10만 금융노동자들이 그 선두에 설 것이다.

2020. 1. 9.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허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