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경영참여를 위한 금융노조의 투쟁이 다시 시작됐다. 지배구조 개혁과 경영전횡 견제를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온 노동자 경영참여 투쟁은 최근 몇 년간 사업장 단위의 각 지부 현장 투쟁에서도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지부는 2017년부터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선임 투쟁을 이어왔고, 지난해에는 기업은행지부와 한국수출입은행지부가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 투쟁을 벌였다. 사측의 완강한 거부로 혹은 금융관료들의 몽니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상을 위한 투쟁의 실천만으로도 노동자 경영참여는 상상의 세계에서 내려와 우리 앞의 현실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번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다. 현재 사외이사는 총 7명인데 이 중 4명이 오는 4월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공석 상태인 1명까지 포함해 총 5명의 사외이사를 이번에 새로 선임한다.

금융노조와 김승태 한국자산관리공사지부 위원장 집행부는 이 중 1명을 노동자의 입장에서 건전한 경영을 선도할 인물로 선임하는 투쟁에 돌입한다. 금융노조는 이미 지부와 함께 각 분야에서 노동친화적이고 정책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을 찾아 적임자를 선정했으며, 5월18일(월) 금융위원회에 노동자 경영참여를 위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같은 공공기관으로서 먼저 투쟁을 벌였던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기타공공기관인 두 은행의 사외이사는 행장이 추천한 후보를 주무부처의 장관이 임명한다. 그러나 준정부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의무화되어 있어 임추위의 후보 선정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하고, 특히 주식회사인 탓에 기획재정부가 최대 주주인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금융위원장의 최종 임명이 가능하다.

많은 난관이 놓여 있지만 투쟁으로 극복할 수 있고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다. 현재 금융노조는 기재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에서도 노동이사제 법제화 등 노동자 경영참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마침 5월21일(목) 열리는 제7차 전체회의에서 노동이사제 논의가 예정돼 있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한 것도 대통령의 공약인 노동이사제 실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함께 싸워 노동자 경영참여의 실현을 반드시 쟁취하자. 투쟁! ​